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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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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생성형 댓글 0건 조회 2,312회 작성일 22-02-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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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광고가 유행한 적이 있다. 


 일등을 잘 외우지만 이등을 아는 사람도 많다.


 일등과 이등을 아예 무시하는 사람도 있고, 머리보다 꼴찌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숫자 가운데 2를 좋아한다. 일인자나 일등을 해본 일이 적고, 혼자 싸우며 자신과 경쟁하는 일등보다 일등을 보며 달리는 이등이 좋아서다. 


  그런데 오늘이 20220222다. 곧 2022년 2월 22일이다. 내 생애에서 2와 0만 나오는 날은 오직 오늘뿐이요, 2가 가장 많이 나온 날이다. 그래서 몇 자 적는다. 


 일등 못했다고 서러워할 것 없다. 

 이등이라고, 은메달이라고, 조금만 노력했으면 금메달인데...하고 울 것 없다. 

 동메달도 어딘가. 

 장려상, 아니 꼴찌도 괜찮다. 


  남들은 내게 관심이 적다. 내가 일등을 하면 욕하고, 이등을 하면 모른다. 그러니 남이 기억하지 못한다고 세상까지 더럽게 볼 것 없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온 사람이 오늘 보니 14명이다. 그 가운데 2등이면 대단하고, 꼴찌라고 괜찮다. 적어도 몇 억을 쓰며 뭔가 하려는 사람은 보아줄 만하다. 한국에 태어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일도 그들에게는 거창한 역사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아도 그들 자신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나도 오래 전에 교육위원 선거에 나간 적이 있다. 2명 뽑는 선거에 8명이 출마했다. 그 중 7등을 했다. 그래서 2등을 우습게 보지 않는다. 꼴찌 아니라 위안? 아니다. 꼴찌면 어떤가. 나에게는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공직 선거가 아닐까 한다. 웃는 사람도 많았으나 나는 수업료 내고 비싼 경험을 했다고 본다. 자위지만 경험의 학교는 수업료가 비싸고, 해봐야 나를 안다는 차원에서 괜찮은 일이라 여긴다. 


  학교에 다닐 때는 반장 선거도 못 나갔으나 사회에 나와 유력한 교육자들과 겨루었으니 그도 남는 장사였다. 나와 경쟁했던 인사들 가운데 교육위원에 당선된 둘은 뒤에 교육감에 나갔으나 탈락했다. 잘은 모르나 그들의 인생에도 부침이 있었다. 


  정주영 말대로 '이봐, 해봤어?' 2등일도 해봤냐고, 군수 선거에 나가는 일도 힘들지만 2등 하기도 어렵다. 군수가 되어 잘하기는 더 어렵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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