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과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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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생성형 댓글 0건 조회 5,626회 작성일 18-12-28 05:47본문
내 친구들은 대개 일선에서 물러날 차례다. 대학 동기들은 정년이 62세다 보니 아직 현직에 있는 경우가 많다. 직급은 교장, 교감, 교사로 나뉘는데 다수가 교사요, 몇몇이 교장이다.
우리는 어떤 자리에 들어가면 여한이 없겠다고 말하나 막상 취업하면 승진이 문제다. 같이 입사한 사람 가운데 앞서는 사람과 뒤처지는 사람이 생기니 비교에서 오는 갈등에 빠진다. 세상에서는 승진자를 능력자로 보고, 자신도 이왕이면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하니 승진에서 자꾸 밀리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부 직종은 계급 정년제를 두어 일정 기간에 승진하지 못하면 직장에서 물러나도록 한다. 군인과 경찰의 경우, 간부직에서 계급정년제를 둔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공직과 공기업은 줄이 좋아야 승진하고, 기업에서는 능력과 인연을 겸비해야 승승장구한다. 내가 사는 전북에서 보아도 이번 정부 여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하였으나 탈락한 사람을 보면 대부분 어디선가 자리를 차지했다. 공기업이 대부분으로 대체로 그 일에 대해 아는 바가 적다. 이래서 낙하산 이야기가 나오고, 공기업은 적자 행진을 계속하는 곳이 다수다. 기업에서 그렇게 인사하면 망하니까 그리 못하는데 공동책임은 무책임이라 정부에서는 공기업에 그런 사람을 내려보낸다. 현재 정부뿐 아니고 거의 모든 정부가 그렇게 하여 공기업은 허약 체질 아닌 곳이 적다.
어제 동생 친구가 사무관에 승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9급 공무원으로 입문한 지 30년도 넘은 후배다. 군수를 선거로 뽑은 이래로 연줄 문화가 더 성행하여 4급까지는 빨리 올랐는데 5급 문턱이 높아 여러 번 승진에서 누락되는 바람에 후배 밑에서 일하였다고 한다.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아 올해도 승진하지 못할까봐 노심초사했다는데 다행이다. 요즘은 경력이 짧고 나이가 젊은 사람 아래서 일하는 게 큰 결함은 아니지만 아직도 승진을 능력으로 보는 문화가 강하고, 본인도 나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데다 군에서는 대부분 뻔히 아는 사람과 일을 하니 그 갈등이 더욱 심하단다.
승진과 탈락이 나뉘는 연말연시, 승진이 인생의 승리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인사에 스트레스 받지 않기를 바라며 몇 자 적어본다. 승진했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으니 너무 기고만장할 일도 아니다. 공직으로는 최고 자리인 대통령에서 물러난 사람 가운데 절반 가량이 범죄 혐의로 시달렸는데 넷은 감옥에 갔고, 하나는 자살했다. 그 나머지 자리에서 갑질을 일삼으면 물러난 뒤에 끝이 안 좋다.
남의 승진을 인정하고, 내 탈락도 수용할 때 후일을 도모하여 바람직하게 살 수 있다. 내가 내 자리를 만들지 않는 이상 내 인사를 내가 할 수 없을뿐더러 스스로 만든 자리도 마음대로 하기 힘든 세상이니 남의 하는 인사에 인생을 걸 일은 아니다. 나를 먼저 다스린 다음에 남을 다스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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