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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불안

결혼과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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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생성형 댓글 0건 조회 1,350회 작성일 19-06-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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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인간관계는 결혼이다. 인류사의 핵심이며, 우주의 동력이다. 사람끼리 하는 약속 가운데 이보다 무거운 것은 없다. 그런데 결혼이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일이 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시차가 있지만 세 쌍이 결혼하는 동안 한 쌍이 갈라선다고 한다. 통계 방법이 다른 외국과 견주면 안 된다고 하지만 주변만 보아도 이혼은 크게 늘어난다. 이른바 황혼이혼도 꽤 하며, 결혼졸업 소위 졸혼도 듣는다.


  얼마 전 제주에서 일어난 이혼 후에 남편을 살해한 사건을 보면 결혼 잘못하면 친인척이 커다란 멍에를 쓰게 된다. 그 아들과 양쪽 조부모에게 영향을 주니 삼대가 불행을 안게 되었다. 나도 주위에서 이혼한 뒤에 자녀 면접교섭권으로 이혼 부부가 갈등하는 경우를 본다. 그러다 다시 만날까 염려하여 조부모가 아이를 데려오는 수도 있고, 전 장모가 따라오는 수도 있다. 감시자를 몰래 딸려보내기도 한단다. 둘 다 재혼하지 않았을 때는 그게 더 심하다.


  제주 사건은 둘이 대학에서 만나 오래 연애하다 결혼생활을 5년 여 하며 아이를 하나 두었다. 전처가 이혼남에게 아이 면접교섭권에 불응하다 판결에 따라 아이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이혼하며 양육권을 가져갔고, 대다수 이혼남은 형편이 되어도 양육비를 주지 않는데 그 이혼남 강씨는 양육비도 보냈다. 둘이 싫어 헤어졌으나 그 사이에서 낳은 아이에 대한 아빠 노릇은 충실하게 이행하려 했다. 아이 입장에서 보면 괜찮은 아빠다. 아이에게 귀책 사유가 없는데 아이를 엄마가 볼모로 삼아 아빠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혐의가 짙다.


  연애는 좋은 부분을 보여주며 이어갈 수 있다. 밖에서 보는 선남선녀는 모두 멋있다. 같이 데이트하고, 여행을 하면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하다. 그러나 각자 헤어져 집에 가면 또 다른 모습이다. 내가 두 아들이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는 동안 대학생 또는 젊은 직장인이 사는 원룸을 꽤나 보았다. 옷가지며 그릇이 여기저기 나돌았다. 내 두 아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불을 잘 정돈하고 사는 젊은이가 예외였다. 그 방만 보고도 호불호가 갈렸는데 대부분 지저분한 방에서 살았다. 그렇게 살던 두 사람이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자처럼 옳은 소리를 할 것이다. 그들이 여행할 때는 그렇게 살아도 업소에서 치워주지만 같이 살면 누군가는 설겆이를 하고, 옷을 빨아 정리해야 한다. 그것을 놓고 싸우기 시작하면 결혼에 위기가 온다. 결혼은 전면전이라 그보다 커다란 일이 연속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행, 연애, 결혼의 공통점은? 모두 하기 전에 좋지 하고 나면 허탈하다. 준비할 때는 천국이요, 하고 나면 지옥이다. 그 다음에 살아남는 일은 정말 머리 아프다. 연애에서 부딪칠 일이 하나라면 결혼에서는 만사에서 갈등할 수 있다. 사돈네 팔촌까지 의식해야 하니 둘만 좋으면 그만이던 연애 시절과는 판이하다. 연애가 얼굴 보고 하는 일이라면 결혼은 바닥과 구석을 모두 드러내는 일이다. 공과금 걱정하고, 자는 태도에 생각조차 다르니 싸울 일이 끝없다. 이것을 조율하고 조화롭게 만드는 일이 두 사람의 과제다. 그래서 결혼이 어려운 것이고, 짝을 잘 만나는 일이 만복의 근원이다. 그런데 연애 환상에 빠지면 사람 읽는 눈이 나빠진다. 결혼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배우면 현실이 그와 너무 달라 신혼삼일에 싸우기 시작한다. 슬프게도 결혼은 영상에서 배운 사람이, 실제와 저서에서 배운 사람보다 훨씬 많다. 


 결혼 31년 째, 모범적인 결혼생활을 했다고 장담은 못한다. 6남매가 모두 결혼하여 아직까지 사네 못 사네 한 경우는 없다. 내 경우를 보면 뭐 비결은 없다 참고 사는 거다. 처음에는 꽤 다투었으나 지금은 서로 맞추어 가며 살려고 애쓴다. 현실이 드라마와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선조들이 사는 모습을 흉내라도 내려고 한다. 흠을 물고 늘어지기보다 그냥 보아주는 쪽으로 바뀌려 한다. 농부의 아들과 장사의 딸이 만나 결혼 초기에는 쌀을 보는 눈이 달랐으나 이제는 내가 쌀 한 톨을 아끼는 것을 좁쌀영감이라서가 아니라 쌀을 하늘로 여기는 농부의 새끼라 그런다고 생각한다. 아내야 돈 주면 사는 게 쌀이라 생각하지만 나는 돈 주고 산 쌀도 그것을 지어낸 농부를 생각한다. 그 땀과 맘을 생각하여 내 부모가 경작한 쌀로 생각한다.


  세상에 몸을 섞는 일은 넘치지만 맘을 나누는 사이가 얼마나 적은가. 어떤 조사에 따르면 맘을 열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짝꿍에게도 맘을 못 연다는 말이다. 특히 남자가 그렇다 보니 남자는 고독사하는 경우가 여자의 8배쯤이다. 맘 속을 누구에게도 열지 못해 혼자 살다 유언도 안 하고 하늘로 가는 간다. 유서를 남기는 에도 드물다. 죽을 때도 맘을 굳게 닫고 처자가 있는데도 그 연락처도 안 남기고 발견자에게 장례를 부탁하고 장사비를 남기고 가는 남자도 꽤 있다.


  대체로 남자의 맘이 닫혔다는 방증이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남자가 서운한 일이 많다는 이야기다. 그런 맘을 배우자가 조금만 어루만져 주면 맘이 봇물처럼 터지는데 여자도 대결의식을 지녀 그 맘을 못 연다. 얼마 전 어머니 간병을 하며 요양병원에서 보니 할머니가 배우자뻘 남자와 아들에게 하는 언행이 너무 달랐다. 배우자 또래 남자에게 쌀쌀했고, 아들에겐 애틋했다. 그만큼 남편에게 원한이 많아 그를 떠올리게 하는 남자에게 부정적 감정이 전이되는 것이리라. 아들은 제 분신이요, 명품이요, 인생이라 아들이 나무라면 대꾸도 안 하도 들었다. 그리하여 남편과 닮은 아들에 세상에 내보녀 그 며느리와 갈등을 유발하는 것은 아닌가.


  이 아침, 제주 가정 참사를 생각한다. 재혼 생활을 잘하려고 엽기적인 살인을 저질렀다는 말이 들린다. 자기만 알고 남은 모르는 우리 단면을 보여준다. 정도가 다를 뿐 우리 모두 사이코패스다. 공감능력이 떨어져 나는 바늘도 아픈데 남은 창으로 찌른다. 나만 좋으면 남의 목숨이야 나는 모른다. 내가 괜찮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는가. 엄마들이 그런 아이를 길러내는 수도 많다. 내 새끼 나무라는 일만 화가 나고, 그 아이가 남에게 피해 주는 것은 모른다. 무자격 부모가 많아 세상이 자꾸 요란해진다.


  참고 조율하며 조화를 이루는 게 결혼생활의 정석이라 생각한다. 세계에서 가장 이혼율이 낮은 유대인은 결혼서약을 신랑이 읽는다고 한다. 우리처럼 주례가 물으면 대답하는 형식이 아니라 율법에 맞게 서약서를 작성하여 신랑이 하객에게 들리도록 크게 공포한단다. 그 내용에는 이혼할 때 신부에게 줄 위자료 내용도 들어있다고 한다. 그들이 이혼율은 낮으며 출산율은 높다. 그들이 세상을 제패한 까닭은 가정에서 성공하고, 그것을 민족을 넘어 세상에 확산시켜서가 아닐까. 우리도 그들에게 한 수 배우면 그런대로 화합하여 결혼을 상생구도로 이끌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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