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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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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생성형 댓글 0건 조회 987회 작성일 22-11-2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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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전주 하면 무엇을 떠올리는가.  


전주한옥마을? 조선의 창업주 전주 이 씨? 비빔밥?


전주에는 전주대학교가 있다. 전북대와 더불어 전주대는 전주에 소재한 종합대학이다. 전북대는 국립이요, 전주대는 사립이다. 전주대를 설립한 강홍모의 성공과 실패를 보며 성공의 저주를 말하려 한다. 


전주에서 남원으로 가다 보면 완주군 상관면을 거치는데 그는 거기에서 1921년에 태어났다. 전주북중에 탈락하여 서울 경신학교로 진학했다. 전주 토호세력 가운데 북중, 전주고 출신이 많다. 그는 경신학교를 나와 일본 메이지대학을 졸업했다. 남대문교회에서 만난 경남 진영 출신 김삼순을 만나 결혼했다. 그 부인도 일본에서 전문학교를 나왔으니 당시로서는 최상의 학력자가 만난 것이다. 


강홍모 부부는 전주에서 각각 도청과 학교에 근무하며, 퇴근 이후에는 교회에서 유치원, 중학교 야간반 등을 운영했다. 그러다 5남매를 둔 상태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영생학원을 설립했다. 그때가 1954년이요. 55년에 영생중 1회졸업생을 배출했다. 자기 재산을 출연하고 독지가 이석한이 배려해준 부지를 이용하도록 배려해 준 덕분에 학교를 세웠다. 이석한은 도청의 동료, 이철상의 부친이었는데 한옥마을 부근체 3만 6천여 평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 부지에는 지금 천주교 전주교구가 들어서 있다. 


강홍모는 64년 영생대학(야간), 76년 전주공전을 개교했다. 중학교 대신 고등학교를 두어 고교, 전문대학, 대학교를 거느리게 되었다. 80년대 초에 들어서면서 현재의 전주대학교 부지 효자동으로 이전을 도모한다. 30여 년 승승장구했기 때문에 남노송동  부지를 팔면 되는 줄로 낙관했으나 매각에 애로를 겪게 되고 마침내 상업은행은 부도처리를 하고 말았다. 84년 당시 총 부채가 400여 억 원이니, 현재로 보면 수천 억 원은 되리라. 


이리하여 영생학원은 당시 63빌딩을 소유한 신동아그룹에 넘어갔다. 신동아는 1999년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쓰러졌으나 전주대는 신동아학원으로 남아 있다. 학교법인은 일반 회사와 달라 기반이 되는 회사가 쓰러져도 사고 파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재단이 부실해도 지속되는 수가 많다.   


강홍모는 바닥에서 대업을 일으켰으나 한번 휘청거리는 바람에 인생을 걸고 이룬 학교를 타인에게 양도했다. 그가 전북에 연고가 있으나 중학교부터 서울과 일본에서 학교를 다녀 토호로서는 외로운 편이었다. 관가와 재계를 북중과 전주고 출신이 장악했으나 교회 배경을 업고 학교를 일으켰으나 몇 번 어려울 때는 후원자가 나타나 도와주기도 했다. 전북에서 최초로 들어선 서문교회, 거기에서 분립한 남문교회 등이 그의 우군이었다. 학연은 미약했지만 도청에 근무한 바 있고, 고향이 완주이며, 아내의 배경이 쟁쟁하여 지원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초반의 수십 년 성공이 지나치게 자신을 믿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도록 하여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지 않고 무리하는 바람에 말년 고생을 맞았다. 


부모의 좌절이 자녀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쳐 연새대를 졸업한 장남과 삼남은 환갑도 못 넘기고 세상을 떠났다. 아내마저 출타 중에 작별하게 된다. 


대단한 육영사업을 성사시켰는데 무리하게 학교를 이전하다 부채의 고비를 못 넘기고 넘어졌는데 되도록 기독교인에게 넘기려고 찾은 신동아 최순영마저 쓰러져 전주대는 도약의 기회를 놓쳤다. 그런대로 굴러가지만 대학교도 자금력이 중요한 시대를 맞아 투자하는 데 한계가 많았다. 


개인이든 단체든 변화할 때 무리하지 말아야 하고,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서 대비해야지 이전의 성공에 도취되어 최선만 생각하면 문제가 생긴다. 지금 주택이나 주식에서도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 부채는 노예를 만드는 자금이 되기 쉽다. 그런데 저금리와 성공만 생각하다 곤욕을 치르는 것이다. 고수는 이때 재산을 늘린다. 누구의 고난이 누구에게는 기회가 된다. 


마지막에 웃으려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지금 대기업들이 긴장하는 것은 위기에 새로운 질서가 생기기 때문이다. 유동성이 떨어지면 대마도 쓰러지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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