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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김에 낳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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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생성형 댓글 0건 조회 197회 작성일 19-07-16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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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자녀를 일곱이나 둔 택시 기사의 차를 타고 집에 왔다. 자식을 많이 둔 계기가 재미있지만 그 삶을 들으면 숙연해진다. 그는 결혼하여 딸을 둘 두었는데 한 친구가 아들을 못 낳는다며 고추가 부실하다고 놀렸다고 한다. 나보다 열살이 많은 일흔 둘이니 그때는 남아를 선호하던 시절이며, 낳은면 제 먹을 것은 타고난다고 믿던 사람이 많았다.


  그는 군대에서 운전한 이래 지금까지 반세기를 운전을 하며 산다. 자식 일곱을 먹이고 가르치느라 한 눈 팔 여력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막내 딸과 아들을 빼고는 모두 혼인을 시켰다고 한다. 고속버스, 시내버스, 관광버스 등을 운전했고, 지금은 회사 택시를 몬다. 내가 회사택시를 개인택시보다 낮게 보는 듯 말하자 지금은 회사택시나 개인택시가 벌이에서는 비슷하다고 하였다.


  자신이 아들을 못 둔다고 놀리던 친구와 대판 싸우고 아들을 낳아 보란 듯이 키우기로 했으며, 실제로 아들을 낳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행히 그 아들을 제대로 키워 20대인데도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들어갔단다. 손자 손녀 자랑도 쉬지 않는다. 군대에서 같이 근무하던 후임은 부사관으로 장기복무하여 자신과 자신보다 유복하게 살지만 자기 삶에 여한이 없단다.

 

  나는 '애국자시네요', '자녀 돌보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어요'하며 그를 인정했다. 운전하느라 노후 준비를 못하여 군인연금을 타는 후임과 생활에 차이는 나지만 그는 다짐한 일을 이루었다. 포유류 수컷 가운데 처자를 사람처럼 돌보는 동물은 거의 없는데 그는 가장으로서 심지가 굳었으며, 그 철학에 따라 자녀교육을 잘한 듯했다.


  요금이 8,800원 나왔는데 10,000원을 주며 잔돈을 그만두라고 하니 몇 번씩 고맙다고 한다. 나는 인생성형가로서 또 다른 고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자판기 커피값을 지불한 셈이다. 


  홧김에 하는 일은 대부분 부작용을 낳는다. 홧김에 서방질한다고 하듯 그 언행이 나쁜 쪽으로 흐르기 쉬운 까닭이다. 그는 친구가 자극하자 분발하여 아들을 두기로 했고, 결국 삶은 고달팠으나 지금은 여복하다고 한다. 사람, 그것도 자식에게 인생을 투자했으니 자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나 인류사를 생각하면 거룩한 일이다.


  72년 평생에 50여 년을 운수업에 종사했는데 한 우물을 파기 잘했다고 한다. 사표를 세 번 쓰고, 직업전환을 여러 번 해본 나와는 대척적인 인생이었다. 그 끈기에 경의를 표했다. 나는 한 직종에서 오래 참지 못해 고지가 바로 저기인데 정상점령을 놓친 적도 있어서다.


  이런 인생, 당신은 어떻게 보는가.

  나는 괜찮은 삶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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