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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기, <좋은 아빠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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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생성형 댓글 0건 조회 3,022회 작성일 18-09-0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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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책 『좋은 아빠 되는 길』이 오는 5월 15일쯤에 나올 예정이다. 『네 인생을 성형하라』, 『엄마의 격』에 이어 내 지식과 경험을 이 책에 담았다. 여러분의 관심과 홍보를 바라며 그 발간 취지를 밝힌다.

- 아이는 아빠만큼 자란다

   세종도 실패한 일이 아빠노릇이다. 그는 삼강오륜을 강조했는데 그 아들 세조는 조카 단종의 왕위를 빼앗았다. 정주영과 이병철도 자식농사는 맘대로 안 된다고 했다. 힘이나 돈으로 못하는 것이 바로 자녀교육이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으나 오늘도 좋은 아빠를 만나면 귀족이 되고, 나쁜 아빠 아래서는 밥벌이하기도 힘겹다. 만적이 떠난 지도 8세기가 넘었지만 왕후장상과 노비가 금수저와 흙수저로 바뀌었을 뿐 아빠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그렇다면 누가 좋은 아빠인가. 바로 재력과 지력을 갖춘 아빠다. 어떻게 해야 좋은 아빠가 되는가. 그 질문에 대답하려고 이 책을 썼다. 재력은 제쳐두고 여기서는 지력을 바탕으로 좋은 아빠가 되는 길을 보여준다. 

   나는 농부 아버지 아래서 태어나 58년 동안 살면서 수많은 아빠를 보았다. 반세기 넘게 학생과 선생으로 생활하며 아이는 아빠만큼 자란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30여 년간 학생을 가르치며 학생들과 엄마들이 어떤 아빠를 바라는지 들었다. 거기에다 교육계에 종사하는 친인척이 관찰한 아빠 모습을 곁들였다. 6남매의 장남으로 양가에서 아빠들이 그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는지 바라보았다. 문학박사이자 인생성형가로서 동서고금을 떠나 자식을 멋지게 성형한 아빠를 꾸준히 고찰했다.
   한 세대 가까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아빠노릇을 하는 사이에 두 아들이 성인으로 자랐다. 아버지처럼 가꾼 대로 거두려고 애쓴 덕분에 자식들이 무난하게 성장했다.   내 아버지는 초등학교 2학년 중퇴생으로 일흔까지 농사를 짓다가 하늘로 돌아갔다. 나는 그 아래서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그 뒤를 따라 아빠의 길을 걸어왔다. 아빠노릇을 잘하려고 나는 누구에게든 아빠의 길을 배웠다. 자식을 성인으로 기르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뒤에 영리한 체하며 아빠의 길을 말한다. 


   아빠의 길을 시원하게 말하려고 아빠를 고수와 하수로 나누었다. 자식농사를 잘 지은 아빠가 고수요, 그가 좋은 아빠다. 고수는 자식의 잠재력을 살린다. 자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 꿈을 믿고 기다린다. 하수는 그 반대로 한다.

   여기서는 아빠의 길을 소통, 모범, 책임으로 나누었다. 보통 아빠도 소통에 힘쓰면 고수가 된다. 자녀와 소통하는 사이에 책임과 모범이 효과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아빠가 자녀를 친구로 보고 자녀와 말을 주고받으면 가정이 화목해진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곧 가정이 화목하면 만사가 이루어진다. 
   세계에서 자식농사를 가장 잘 짓는 유대인 아빠들은 자녀를 신의 선물로 본다. 그 보물을 갈고닦아 가정과 민족을 최고로 만든다. 그 정도는 그만두고 아빠가 자식을 친구로만 보아도 말이 잘 통해 가정이 흥한다. 자식을 소유물로 여겨 제 맘대로 하려고 하다 갈등하면 집안이 망한다. 한국이 계급과 집단으로 돌아가다 보니 자칫하면 그러기 일쑤다.
   아빠의 길은 연습도 못 하고 한 번 가는 길이다. 그 길에서 자녀를 한 방에 바꾸는 비법은 없다. 자식농사는 기술이 아니라 철학으로 짓는다. 엄마와 교육철학을 조율하며 죽을 때까지 한결같이 자녀교육을 해야 고수가 된다.  
 
  자녀가 대학에 가기 전에는 나도 남들처럼 K대를 고려대로 알았는데 자식의 대입원서를 쓰면서 보니 K대가 전국에 수십 군데였다. 아빠노릇을 하다 보면 이전에 안 보이던 곳이 눈에 띈다. 그 시력이 아빠의 길을 찾는 실력이다. 좋은 아빠가 되려면 시력부터 올려야 한다.
   자녀교육서는 자녀가 중년이 넘은 뒤에 쓰는 게 바람직하다. 조금 빠르지만 나와 남을 도우려고 아빠의 길을 말한다. 이 책을 한마디로 줄이면 이렇다.

‘고수는 자녀를 제 몸처럼 사랑한다.’

- 자녀교육보다 아빠 공부가 먼저다

  “돈도 실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자신이 이화여대에 부정으로 입학했다고 비난하는 사람에게 던진 말이다. 그 어머니 최순실은 힘을 두루 갖추어 딸을 좋은 대학에 보냈다. 그 아빠는 이혼한 뒤에 딸과 따로 산다. 돈과 집에 문제가 있어서일까? 정유라는 엄마와 함께 추락했다. 학력도 결국 중졸이 되었다.
   정유라의 아빠 정윤회는 자기가 있었으면 이 지경이 안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가 흔들리는 현실을 보면서 그 심정을 토로했다. 제가(齊家)는커녕 집에서 자리를 못 잡은 아빠가 치국(治國)을 말하니 공감하는 사람이 적다. 사람들은 정작 정유라의 아빠가 누구인지도 잘 모른다. 아빠는 모두 어디로 갔는가. 아빠가 안 보여 그 길을 말하기도 쑥쓰럽다.
   신사임당이 이율곡의 엄마라는 사실은 초등학생도 알지만, 대학생도 그 아빠가 누구인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이이는 아빠와 엄마가 함께 만들었다. 율곡의 아빠는 중간관리로 엄마의 자식농사를 지원했다. 아들과 엄마의 그늘에 가렸으나 아빠 덕분에 율곡이 성공했다. 아들을 잘 두어 이원수라는 이름을 남겼으니 부자가 상생한 셈이다.
   신사임당부터가 아빠의 작품이다. 그 아빠 신명화는 딸만 다섯을 두었는데 사임당을 아들처럼 키웠다. 딸바보 아빠 덕분에 사임당이 공부해서 좋은 짝을 만났기에 율곡을 낳아 영재로 기를 수 있었다.

   예로부터 고수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아빠노릇을 잘했다. 정약용은 유배자로 자식에게 재산을 상속하기는커녕 두 아들의 벼슬길을 막았다. 그런데도 두 아들에게 폐족일수록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훈계했다. 몸소 모범을 보이려고 배소에서 복사뼈가 세 번이나 불거지도록 공부했다.
   다산은 자녀에게 자존감을 심어주었으며, 자식이 현실을 직시하면서 공부하도록 격려했다. 두 아들에게 학문에 정진하여 가문을 재건하라고 요구했다. 정약용은 적소인 강진으로 아들을 불러서 가르치기도 했다. 자녀들이 생업에 종사하여 그나마 어려워지자 편지로 원격과외를 했다. 그에 따라 자녀들은 농사를 지으면서 공부했다.
   다산은 귀양을 살면서도 신세를 한탄하거나 타인을 원망하지 않았으며, 자기를 부정하거나 연민하지 않았다. 회복탄력성이 강력하여 유배기간을 학문을 정진하는 시기로 삼았다. 자식에게도 죄인의 아들이지만 명문거족의 체통을 지키라고 부탁했다. 두 아들은 그 뜻에 따라 자신을 존중하며 살았다. 그 결과 가문을 보존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다산의 아빠는 누구였는가. 그 아빠는 정재원으로 진주 목사, 곧 오늘날 진주 시장을 지냈다. 출세가도가 과거뿐일 때이니 지금의 진주 시장을 뛰어넘는다. 그 엄마는 유명한 고산 윤선도의 후손이다. 다산은 외가를 잘 두어 다산초당에서 공부하고, 녹우당의 서적도 빌려볼 수 있었다. 왕대밭에서 왕대가 나온 셈이다.

   보통 아빠가 다산 선생을 따라가기는 벅차다. 평범한 아빠라면 다산을 이상으로 삼고, 모범은 주변에서 찾으면 족하다. 중수는 집안에서 본받을 만한 아빠를 보고 아빠노릇을 하면 된다. 그들에게는 비슷한 환경에서 자녀를 교육하는 아빠에게 얻은 정보가 쓸모가 많다.
   고수는 아빠노릇을 미리 배운다. 배운 대로 아빠노릇을 하여 자녀와 원활하게 소통하니 그 자녀는 훌륭하게 자란다. 강아지만 키우려 해도 관련 서적을 읽고 전문가에게 물어야 제대로 돌본다. 하물며 천하보다 귀한 아이를 키우는 일어서랴.
   하수일수록 아빠 공부는 하지 않고 아이를 학대한다. 고용인의 3% 안팎인 단순노무직이나 무직자 아빠가 아동 학대의 절반을 차지한다. 그래놓고 자식이 성공하기 바라는 일은 콩을 심고 팥이 나오길 바라는 격이다.


   자식농사에서 씨야 몇 분이면 뿌리지만, 열매는 이십 년 넘게 정성스럽게 가꿔야 거둔다. 그나마 하늘이 돕고 때와 운도 맞아야 그런대로 열매가 달린다. 고수는 자식은 심는 대로가 아니라 가꾸는 대로 거둔다고 생각하며 자식농사에 매진한다.  
자식농사는 부모와 자식이 함께 짓는다. 부모와 자식이 저마다 다르니 농사의 모습도 천태만상이다. 고아가 자력으로 대성하는 데 견주어 부부 교수가 자식교육에 실패하기도 한다. 
   다른 아빠들은 자식을 거저 키우는 것 같다. 자신의 자녀교육은 과정까지 모두 아는 데 견주어 다른 아빠의 자식농사는 결과만 보니까 그렇다. 고수는 자식농사를 인생의 최대과업으로 알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녀교육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 글은 2017.5.1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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