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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는 지방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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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생성형 댓글 0건 조회 935회 작성일 18-10-22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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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 둘이  전주를 떠나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서울에 자주 올라갔다. 광진구와 성북구를 중심으로 서울을 10년쯤 살펴보았다. 서울에 올라갈 때마다 견문을 넓히려고 아내와 여기저기 다녀본다. 그러면서 사람은 나서 서울로 가라는 말을 실감한다. 그러나 서울에 살면 일하기는 힘든 분야도 있다.


   "야, 지방방송 꺼!"라고 말하면 여기저기서 이야하다 주최측 말에 귀를 기울인다. 실제로 지방방송은 흔히 서울에서 방송을 안 할 때만 내보낸다. 서울공화국이라고 하는 정도이다 보니 서울에 살면 수준이 높은 것처럼 생각한다. 일리는 있으나 서울에 살면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불리하다. 만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을 만나 자원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저술이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통신매체로 끝낼 일을 사람과 만나 상의하면 긴박감과 한정성이 없어 끝나지 않는다. 대면은 관계후유증을 많이 낳는다. 사람을 만나고 나면 잔상이 남아 글의 흐름을 잃고, 구상의 맥락이 끊긴다. 관계피로에 시달리다 보면 글을 쓰려고 몰입하기 어렵다. 다시 마음을 다잡으려고 하는데 다시 만나자고 하는 사람이 생긴다. 창작이 아니라 만남이 중심이 된다.


   그래서일까. 교수 가운데 저서를 많이 발간한 사람은 지방에 산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무려 500권이 넘는 저서를 냈다. 저술 원칙을 '고립과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전주에 살면서 인간관계를 구조조정했다. 박홍규는 영남대에서 퇴임했는데 영남대에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시골에 살면서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았다. 그 결과 전공인 법학을 넘어 문학, 예술, 인문학에 대해서도 저술을 남겼다. 두 사람이 펴낸 책을 더하면 보통 교수도 정년퇴임할 때까지 부지런히 읽어야 할 것이다.


   이이화는 역사학자인데 서울에 살다가 집필에 전념하려고 전북 장수에서 십년 동안 살았다. 그때 써낸 책이 바로 <한국사 이야기>22권이다. 그가 서울에서 살았다면 그 책은 탄생하지 않았을 터이다. 박경리는 토지를 무려 26년이나 연재했다. 그 절반 이상은 강원도 원주에서 썼다. 텃밭을 가꾸고, 글밭을 가꾸었을 뿐, 사람 만나는 일은 줄였다.


  서울은 문화가 다양하여 자원을 낭비할 요인도 많다. 교수도 지방대학을 징검다리 삼아 수도권으로 가는 것이 현실이지만 교육과 경제를 생각하면 그게 정답이지만 서울이 학문하는 데 장애도 많다. 서울을 좋아하여 서울로 가다 보니 여러 문제가 생긴다. 하는 일과 가치관에 따라, 흩어져 살아야 하는데 좁은 수도권으로 모인다. 그러다 고비용저효율의 인생을 향유하는 사람도 많다. 다수를 따를 게 아니라 자기 형편을 따르는 게 옳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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