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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열,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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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생성형 댓글 0건 조회 100회 작성일 19-09-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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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는 한국사회를 3불 시대로 규정한다. 불신, 불만, 불안이 그것이다. 내일 모레가 추석인데 나도 그 책 따라 좀 우울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사실대로 말하니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는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바란다.


  불신, 믿을 수 없다는 말이다. 가족 빼고는 믿을 놈 하나도 없다고 한다. 슬프게도 한 해에 500여 건 일어나는 살인사건 가운데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3분의 1 안팎이다. 가족 살인 중에서는 부부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이 가장 많다. 그 절반을 넘기 때문이다. 남은 물론이요, 가족도 못 믿지만 사실은 나도 나를 못 믿는다. 가족 살인도 대부분 축적된 분노를 일정한 계기에 쏟아붓다 비극이 생기는 까닭이다.


  불만이 많다. 부모를 원망하고, 교사를 증오하며, 사회에 불만이 많다. 상사를 무능한데 월급은 더 받고, 자신은 유능한데 승진은커녕 취업도 힘들다. 제도는 엉망이요,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관료나 직장인은 더 못 미덥다. 만족하지 못하니 불행하다. 남과 견주지 않으려 해도 옆에서 비교하여 열등하게 만든다. 자연히 열등감에 빠져 불만이 산처럼 쌓인다. 저자는 전상인 교수의 말을 인용하여 한국은 헝그리 사회에서 앵그리 사회로 변모했다고 말한다.


  불안하다. 안정 파괴가 미래로 지향하면 불안이 밀려오고, 안정감이 과거로 방향을 틀면 우울해진다. 그래서 젊은이는 불안하고, 늙은이는 우울하다. 문제는 늙은이의 앞날도 먹고사는 문제부터 불안정하니 불안하다. 한국 노인 자살률이 세계 최고 정상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기 비극적 현실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인간은 본래 불안 경고를 받으며 미래를 개척하고 파멸을 대비하는데 불안 경고에 뇌 시스템이 손상을 입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슬프게도 다른 연령대에서는 자살이 주는데 10대에서는 늘어난다. 아주 불길한 사회 경고다.


   저자는 베이비부머가 갖는 존재론적 불안도 다룬다. 저자는 베이비부머이며 나 또한 58년 개띠다. 저자의 말을 따라 내 개인적인 소견을 밝히자면 급변기를 살면서 인생 의미도 취약하고, 경제력 기반도 강약이 있는데다 부모는 봉양해야 하고, 자식은 책임져야 해서 불안하다. 저자가 말하듯이 나이 들어 보니 이전과 달리 사회적 가치가 떨어져 존재 자체를 자긍하기 힘든 사회다. 이전에는 나이가 벼슬이었는데 지금은 나이가 장애가 되다 보니 나이 들어 보이지 않으려고 애쓴다. 괜한 고민 하나가 더 생겼다. 노인 자체가 존재 의미를 상실하니 베이비부머가 존재 불안을 갖는 것이다.


  한국인은 고독하다. 2000년 1인 가구가 222만 명이었는데 2015년에는 520만 명이 되었다. 요즘은 가장 많은 형태가 1인 가구다. 고독해서 섹스 상대를 찾고 이전보다 이성과 성적 교류는 많이 한다. 하지만 섹스와 신뢰가 따로 놀아 그게 고독을 해소하는 데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감각 자극으로 고독을 용해하려 하지만 자극은 또 다른 자극을 부를 뿐 유용하지 않다. 그런데 사람이 아니면 매체에서라도 자극을 소비하지 않으면 고독하고 불안하다.


  먹고살 만하여 행복을 찾는다. 이른바 웰빙이다. 저자는 웰빙을 관계적-, 신체적-, 집합의식-, 심리적-로 구분한다. 잘사는 길도 이렇게 다양하다. 관계가 건전하고, 신체가 건강하며, 집합의식이 건실해야 하며. 심리적으로도 바람직한 사람이 잘산다는 이야기다. 요컨대 심신이 건강하고, 타인과 원만하게 지낼 때 잘사는 것이라고 보았다. 돈이 적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으니 행복을 말로만 외칠 게 아니라 심신과 관게를 통해 불러들이면 좋겠다.


  나이가 들면 신체를 건강하게 돌보기가 힘들다. 당장 50대에 퇴직하면 일할 곳이 없다. 헤드헌터들은 50대 이상을 구하는 일터는 없다고 한다. 아직도 연공서열이 작동하는 데다 50대면 자녀양육에다 노후준비를 하려고 급여는 많이 바란다. 적어도 이전 직장 월급보다 크게 떨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업체로서는 그보다 젊은이를 쓰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이른바 사람과 직무의 미스매칭이 일어난다.


  한국의 공공기관은 생산성이 떨어지고, 공공성도 취약하다. 저자는 한국의 공공성을 OECD 33개국 가운데 얼마인지 말한다. 시민성 32위, 공개성 31위, 공정성 33위, 공익성 33위다. 한마디로 공공성이 바닥이다. 공적 부분은 취약하고, 사회자산인 공공성도 빈약하여 우리는 남을 못 믿는다. 그런데 정부에서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데 일조한다. 정치인은 본래 불신의 대상인데 국민을 서로 못 믿게 한다. 이념적으로 동지라면 남이 뭐라고 해도 하고 싶은 대로 한다. 이번에 문대통령이 조국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한 일도 사회적 공공성을 추락시키는 일이다. 국가를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러다 보니 국가를 불신하고, 개인이 살 길을 찾는다. 사교육이나 노후준비가 그렇고, 각족 비리와 편법이 판치며, 사기가 난무한다. 우습게도 서로를 가족으로 부른다. 식당에 가면 모두 누나요, 이모요, 삼촌이다. 국가 구성은 모두가 유사 가족이 아니라 사이비 가족이라 서로가 서로를 속인다. 일본에 견주면 인구 대비 사기 사건이 수십 내지 수백 배다. 그런데 정부를 무엇을 믿고 일본과 싸워 이긴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저자는 서울대 교수다. 사회학자인데 오디오클럽에 개설한 '서가명가' 이른바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에서 그 강의도 들을 수 있다. 서울대 가기는 힘들지만 그 교수들이 쓴 책을 읽거나 그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그러면 그들에 대한 신비주의나 서울대 출신에 대한 공경의식이 사실대로 조정이 된다. 서가명가에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명강의는 그만두고 실용적인 강의부터가 드물다. 유튜브에서 듣는 강의에 견주면 인내하며 들어야 하는 게 대부분이며, 그나마 책을 읽는 것도 꽤 있다. 이 책은 여러 측면에서 읽어볼 만하다.


  여러분은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다. 나는 내게 탄생권을 준다면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출생하고 싶다. 그 제도를 좋아하고, 공정한 제도 아래서 경쟁해서 승패를 가르는 게 좋기 때문이다. 시장도 커서 무슨 일을 하든 해볼 만하는 생각이 든다. 가정이니 이런 말로 내 애국심을 의심하지 않기 바란다. 나는 물론 두 아들도 병역 의무를 다했다. 조국처럼 6개월에 전역하는 병역 특혜를 누리지 않고 3년 가까이 복무했다. 두 아들 역시 만기 제대했다.


  당신은 다시 태어난다면 어디에서 탄생하고 싶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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