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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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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생성형 댓글 0건 조회 1,932회 작성일 22-02-1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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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자는 열 살부터 남한산성에서 김밥을 팔아 모은 재산 3억 원을 2008년 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 당시 79세였는데 자산을 모두 내놓았는데 십년이 지난 89세에 그는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니 지금도 여전히 기분이 좋다고 했다. 로또 당첨은 석 달 기쁘고, 결혼마저 행복이 한 해 간다는데 기부의 즐거움은 십년도 넘게 이어진다.

 

그는 어려운 아이들을 여럿 키워 독립하도록 도왔다. 그는 어떤 내색도 하지 않고 기부했으며, 친구들이 재산을 남기고 기부하지 그랬느냐고 해도 미련이 없다고 한다. 세상에는 친구들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다수이며, 갑자기 크게 아프면 돈이 필요하니 일리가 있다. 거부가 보면 적은 돈이요, 빈자가 생각하면 거액이다. 재산을 미래 세대에게 다 주는 그 마음이 거부다. 어떤 부자보다 많이 기부한 여자다. 그 이름도 거룩한 박춘자!

 

초라한 여자가 선행하여 선명(善名)이 선명하게 남기도 한다. 김복동(金福童)은 정신대에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었다. 동생이 반대했으나 일본을 다 줘도 안 바꿀 인생을 일본에게 유린당한 게 서럽다며 정부에 자신을 신고했다. 동생과 조카는 그 이름을 듣는 일이 창피하여 그와 연락을 끊었다.

 

그는 평생 모은 모든 재산을 기부했다. 자기가 못 이룬 꿈을 남들이 이루어달라는 바람이었다. 그는 2019년에 94세로 세상을 떠났다. 우리는 그 이름을 기억한다. 이름처럼 복 받은 아이는 아니었으나 우리는 그 이름을 아름답게 기억한다. 그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라면 남들이 그를 잊어도 그 이름을 가슴에 거룩하게 간직할 것이다.

 

정치판을 떠돌며 헛소리하는 여성 정치인 가운데 박춘자와 김복동 같은 인간이 있을까. 이름은 많이 알려졌으나 악명이 높으며, 보이지 않는 선행을 하는 여성 정치인은 드물다. 세상을 흐리며 딴 짓이나 안 하기 바란다. 박춘자와 김복동처럼 기부하면 말할 것도 없이 향기로운 이름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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