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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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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생성형 댓글 0건 조회 844회 작성일 18-09-0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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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저기서 소통을 외친다. <동의보감>에서도 '통즉불통(通卽不痛)', 곧 통하면 아프지 않다고 했다. 기혈이 심신에 원활하게 소통하면 질병에 안 걸린다는 말이다. 오늘날 가정에서 국가까지 병중을 앓는 까닭은 불통에 있다고 하겠다. 가장 사랑해야 하는 부부와 부자도 서로 먹통인 경우가 많다.

   왜 이리 불통일까. 우리 사회가 집단과 계급으로 돌아가다 보니 위에서 명령하면 아래에서 복종해야 하니 말을 주고받지 못해서다. 유교 이념애 따라 위계질서를 중시하면서 우습게도 '부자유친(父子有親)', 곧 아버지와 아들은 친해야 한다고 했으나 그 사이처럼 서먹한 경우도 드물다. 아버지가 가장으로서 아들을 낮게 보니 아들이 아프다고 해도 그 말을 듣지 않는다. 남자는 아파도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말을 안 하는 것이다.

   이렇게 실상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싫어도 싫다고 못하게 하니 감정을 감추는 게 남자다운 것으로 안다. '아빠 미워!' 하는 게 어릴 때는 통하지만 초등학교만 가도 그렇게 말하면 혼줄이 닥칠 아는지라 속으로 삼키고 만다. 곧 감정을 표현하고,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언어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쓰지 않는 것이다.

   의견을 주고받으며 토론하려면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아빠가 그렇게 말하니 기분이 나빠요."해도 혼내지 않아야 한다. 아빠를 비판해도 이성적으로 대하면서 대화할 때 토론할 수 있다. 아빠를 경계하지 않고 무슨 말을 해도 아빠는 받아준다는 믿음이 있을 때 자식이 속을 터놓는다. 그게 안 되니 불행하게도 평소에 자식이 자살을 생각하는데도 그 낌새를 모르며 자식은 죽으면서도 아무에게 말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다. 다른 세대는 자살이 주는데 십대는 자살이 증가한다. 불통하다 보니 거기에 이르고 말해봐야 소용없고,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여 십중팔구가 유언이나 유서도 안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슬프게도 우리는 친구 사이에도 의견을 나누지 못한다. 내가 논술학원을 운영하면서 보면 전주가 70여 만 명이 살다 보니 수재들끼리 서로 상대를 안다. 그러다 보니 수재 중에 수재로 소문난 학생이 무슨 사안에 대해 말하면 다른 학생은 그 학생에게 논박을 당할까봐 입을 다문다. 결국 같은 또래인데도 거인에게 덤벼들었다가 상처를 입고 다른 학생들 앞에서 창피를 당할까봐 말을 안 한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소심하고 성적이 조금 뒤지는 학생은 부추기고, 뛰어난 학생을 억누르면서 분위기를 조정했다.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자기 의견을 내도록 튀는 학생의 자제를 부탁했다. 그 발언권도 제한했다. 학생들은 논술이나 토론에서 흠을 잡아 자신이 상대보다 탁월하다는 것을 입증하려 했다. 우리 문화에서 배운 버릇인데 그것을 용인하되 예수의 말을 패로디하여 다른 사람이 어떤 말을 하든 "남의 말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자!"고 제언하여 자유롭게 토론하는 마당을 만들었고, 그 결과 좋은 성과를 이룩했다.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마당에서 지켜야 할 원칙 1호로 나는 남의 의견 존중하기를 든다.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존중해줄 때 사고력이 생기며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긴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말을 하다 보면 스스로 교정하면서 실력이 늘어난다. 이 마당을 개설하여 부드럽게 의견을 공유하기 바라면서 내 경험을 들어 이 점을 부닥한다. 타인의 존중이 경어를 쓰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나는 여기서 평상어를 쓰듯이 우리나라 상하질서를 잡는 것이 한글의 존비법 체계라고 본다. 형식을 떠나 그 내용을 존중하며, 나아가 그 말을 한 사람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부디 어떤 의견이나 토론이든 좋으니 서로 상대와 그 의사를 존중하며 활발하게 소통하여 인생의 지혜와 통찰을 얻으면 좋겠다. 대면하는 토론보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니 자유롭게 말을 나누어 서로 자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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